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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의 뜻밖의 하루
오늘, 10월 11일 기준으로 2022년까지 D-82일이 되었다. 새해를 82일 앞둔 시점에서 나는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고 싶었다. 보통은 새해 1월 1일이 지나고 나서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운동을 한다거나, 공부를 시작한다거나 하지 않나? 하지만 나는 역으로 새해를 맞이하기 전에 그 목표를 다 이루고자 한다. New year, new me! 라는 구절을 좋아해서, 늘 새해만 되면 다이어리에 써놓곤 했다. 하지만 몇 년간 이 글귀를 다이어리에 써놓고서 깨달은 건, new year가 온다고 하여 저절로 new me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새로운 나'라는 것은 점의 개념이 아니라 선의 개념이다. 어느 특별한 계기를 통해 결심을 세웠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새 사람이 되는 경우는 없다.(이런 경우는..
삼 일간의 꿀 같은 휴일을 보내고 또다시 병원으로 복귀하는 날. 이상하게 삼일 동안 쉬고 나니 병원에서 일하는 게 재밌다? 응 아니야~ 사실 재밌진 않은데, 그래도 무언가 끊임없이 내 몸을 움직이고 일을 한다는 것 그 자체로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낼 수 있음에 행복했다. 역시 난 평생 일을 쉬고는 못 살 팔자인가 싶다. 노는 건 재미없고 오히려 일하는 게 좋다. 일종의 발전에 대한 강박이랄까? 그런 게 좀 있는 듯싶다. 아무것도 안 하고 빈둥거리다 보면 시간 낭비하는 것 같고 무언가 뒤쳐지는 듯한 느낌에 쫓긴다. 그래서 아무리 휴일이더라도 책이라도 한 권 읽어야 하고 블로그라고 끄적여야 한다. 저번 달에는 한 달에만 여섯 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났는데(극 집순이인 나에게는 일생일대의 신기록이었다) 집에 돌아..
오늘부터 매일 내 일기를 꼬박꼬박 이곳에 올려보려 한다. 여기 나를 아는 사람도 아무도 없고 아무렴 어쩌겠는가? 그리고 혹시나, 호옥시나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있다면 여기 누군가가 있다고. 저 세상 밖에 당신 혼자만 있는 게 아니라 여기 나라는 이런 사람도 있다고. 그러니 내가 자그마한 위안이라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혹여나의 오지랖을 부려보고자 한다. 자, 그럼 각설하고 나의 일기장을 펼쳐본다. 오늘도 병원에 출근해서 나름 바쁜 하루를 보냈다. 아침에 출근하고 나면 하루가 참 빠르게 지난다. 퇴근하고 나서는 한강에 달리기 하러 갔다. 내일은 주말을 맞아 아침 일찍 시골에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일찍 자야 한다. 아직도 헤어진 그 사람 생각이 하루 종일 난다. 마치 고요한 깊은 바다 아래, 저 밑 심연..
이 레시피는 작년 제가 3개월 동안 10kg을 감량하면서 정말 정말 자주 해 먹었던 요리인데요, 재료도 간단하고, 만들기도 쉽고, 포만감도 높은 데다가 무엇보다도 정말 기가 막히게 맛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은 꼭 해먹을 정도로 맛있는 데다가, 체중 감량의 일등공신입니다. 1.5인분 또는 배부른 1인분 기준 [재료] 생크림 200ml 버터 2큰술 레드 와인 100ml(종이컵 1/2) 없으면 발사믹 식초로 대체 가능함! 내가 좋아하는 고기 아무거나 1인분 어치 마늘 한 움큼(나의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자랑할 만큼) 양송이버섯 3개 방울토마토 6~8개 칼칼한 맛을 좋아한다면 청양고추 2개 소금, 후추 야채는 이렇게 준비합니다. 사실 개인 선호에 따라 다른 야채로 변경할 수 있지만 방울토마토는 넣는 것을 추..
세상은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리고 때때로 그러한 세상 앞에서 무력함을 느끼기도 한다. 오랫동안 꾸어왔던 꿈이 한순간에 무너지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고 싫어하는 사람과 함께 해야만 하는 때가 찾아온다. 노력과 애정을 쏟았어도 이를 배반당하고, 거절당하는 순간도 찾아온다. 내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세상 앞에서 생각해본다. 나는 그런 세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고, 또 나 자신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자, 이제부터 간단한 심상을 하나 그려보자. 내 앞에 3미터 남짓한 거리에 화장실 휴지통 크기만 한 바구니가 하나 놓여있다. 나는 오른손에 작은 야구공 하나를 쥐고 있다. 그리고 그 바구니 안에 야구공을 던져 넣으려고 한다.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서 목표물의 거리와 크기를 세심히..
인생은 설레는 것들로 가득하다. 다만 그 설렘들을 내가 얼마만큼이나 발견할 수 있느냐가 문제인 듯하다. 내가 익숙하던 반경에서 조금만이라도 벗어날 줄 안다면 온갖 설렘을 마주할 수 있음을 느끼는 요즘이다. 평소의 나라면 망설이며 하지 않았을 일들을 조금씩 시도하고 있다. 이전의 나는 새로운 경험의 앞에서 이것저것 재면서 고민하다가 결국은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꽤 나쁜 버릇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할까 말까 고민할 바에야, 미친 척하고 한번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 진작에 왜 이렇게 살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였다. 새로운 장소로 가기 전에는 길을 잃진 않을까 걱정했었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전에는 이 사람이 정말 좋은 사람일까 걱정했었다. 하지만 위기란 것은 어떠한 사건을 맞닥뜨리면서 발..
그간 연애와 이별을 통해 배운 것들을 꼭 남겨야 할 것 같다. 기뻤던 기억들과 아팠던 기억들 모두 나에게 크나큰 배움의 기회를 안겨주었다. 값진 경험들을 고스란히 나의 것으로 가져오기 위해 노트북을 열었다. 1.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사람과 기회는 한 번 사라져버리면 그걸로 끝이더라. 기회가 나에게 왔을 때, 내게 기회가 있다는 것을 감사히 여기고 이를 온전히 활용하자. 2. 내가 가진 사랑을 남김없이 준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를 배웠다. 온갖 두려움과 서글픈 계산들 앞에서도 그에게 나의 모든 믿음과 사랑을 주었을 때, 그것이 도리어 나에게 가져다주는 보상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었다. 사랑을 통해서 진정으로 아름다워지는 나의 내면을 보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다. 다..
얼마 전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꽤 힘들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너무 괜찮아서 의외였다. 힘들기보다는 생각이 많아졌다는 것이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이별한 지 첫 몇 시간은 지나간 좋았던 추억들이 떠올라 괴로웠다. 근데 또 막상 생각해보니까, 그때의 기억이 그때 당시에는 정말 좋기만 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애 초반에는 나에 대한 이 사람의 마음이 진심일까 쉽사리 믿을 수 없어 고민했었고, 연애 기간 내내 나는 상대방의 서투른 표현 때문에 불안해하기 일쑤였다. 그랬던 그 사람이 떠나니 한편으로는 후련하고 자유로운 느낌마저 들었다. 미화된 기억을 들추어보니 그 반대편엔 나는 언제나 아파하고 있었다. 데이트할 때 무뚝뚝한 표정, 뜸한 스킨십, '우리'가 아닌 본인 위주로 이루어지는 대화, 나의 부재를 아..
종종 그럴 때가 있다. 정말이지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때. 나는 요즘 퇴근하고 난 이후가 그렇다. 왜 그럴까 생각해봤다. 도대체 왜 아무것도 하기 싫을까.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생각은 역설적으로, 오히려 무언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때 드는 것 같다. 해야 할 일에 대한 압박감에 대한 반박으로 내 뇌가 '에라이, 그냥 다 때려쳐'라며 파업을 선언하는 방식이다. 보통 나의 투두 리스트가 텅 비어있고, 나의 시간을 온전히 나의 자유 의지에 따라 쓸 수 있던 때에는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무얼 할까 고민을 하던 시간들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해야 되는 일들이 조금 쌓였다. 매일 출근을 해야 하고, 퇴근 후 남는 시간을 자소서 쓰기와 취준에 써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하루 동..
꿈을 이루기 위한 여정 위에 있는 사람이라면 지혜를 얻어갈 수 있는 책, 파울로 코엘료의 를 읽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4853 연금술사 전세계 8천 5백만 독자가 읽은 전설적인 베스트셀러마음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증언하는 고귀한 성서, 진정 자기 자신의 꿈과 대면하고자 하는 모든 이를 축복하는 희망 book.naver.com 대학을 다닌 6년 동안 간호학과에 있으면서 간호사는 나에게는 당연한 미래였다. 간호학과를 나온 사람은 모두들 간호사를 하니까, 내 선후배도 그렇고 주변 동기들도 모두 그러니까, 내가 간호사가 되는 것도 당연한 수순으로 느껴졌고, 앞으로 평생 간호사로 일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