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나의 뜻밖의 하루

2021.10.5일 화요일날의 하루 본문

내가 사랑했던 책들

2021.10.5일 화요일날의 하루

세나SENA 2021. 10. 5. 20:40

삼 일간의 꿀 같은 휴일을 보내고 또다시 병원으로 복귀하는 날.

이상하게 삼일 동안 쉬고 나니 병원에서 일하는 게 재밌다?

응 아니야~

사실 재밌진 않은데, 그래도 무언가 끊임없이 내 몸을 움직이고 일을 한다는 것 그 자체로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낼 수 있음에 행복했다.

역시 난 평생 일을 쉬고는 못 살 팔자인가 싶다.

노는 건 재미없고 오히려 일하는 게 좋다.

일종의 발전에 대한 강박이랄까? 그런 게 좀 있는 듯싶다.

아무것도 안 하고 빈둥거리다 보면 시간 낭비하는 것 같고 무언가 뒤쳐지는 듯한 느낌에 쫓긴다.

그래서 아무리 휴일이더라도 책이라도 한 권 읽어야 하고 블로그라고 끄적여야 한다.

저번 달에는 한 달에만 여섯 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났는데(극 집순이인 나에게는 일생일대의 신기록이었다) 집에 돌아와 보니 그게 그렇게 시간 아까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요즘은 자발적 고독을 선택하고 있다.

물론 사람을 만나고 함께 얘기하고 이런 것도 재밌지만 고독만이 줄 수 있는 기회가 크다고 느꼈다.

 

 

 

셀프 아싸가 됨으로써 나 자신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사람이 발전하려면 외로움의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만 하는 것 같다.

내 삶에서는 그간 외로움의 시간과 영광의 시간이 7대 3의 비율 정도를 갖는 듯하다.

7의 외로움의 시간을 거쳐야지만 3의 영광을 누릴 수 있다.

그게 다이어트가 됐든, 공부가 됐든 어쨌거나 스스로의 발전은 오로지 혼자 있는 시간 속에서만 이루어지니까.

완전히 혼자인 상태, 그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지만 나만의 기준, 나만의 길을 흔들리지 않고 잡을 수 있다. 그리고 몰두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고독의 상태를 맞이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이것은 나의 또 한 번의 질적 도약을 의미하므로.

 

 

 

저녁엔 한강변을 따라 5km를 달렸다. 날씨가 꾸리꾸리 하더니 이윽고 비가 조금씩 내렸다.

가볍게 흩날리는 빗방울 사이로 달리는 나 자신에 심취하며 홀린 듯 빗속을 뛰었다.

마치 비장한 나이키 광고의 한 장면 같았달까?

 

이렇게 나 자신에게 점차 증명해나가는 것 같다.

인간관계에서 신뢰는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하더라도 신뢰가 깨지는 순간 관계도 깨지고 만다.

그리고 그건 나 자신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한다.

나 자신과의 신뢰를 지키는 것.

내가 나 자신을 믿게 되지 못하는 것만큼 비참한 것도 없다. 할 수 있을까? 질문하는 것만큼 비관적인 것도 없다.

그렇지 않으려면 나에게 믿음을 줄 수 있게 행동으로 증명해 보여야 한다.

문제를 직면했을 때 비겁하게 비켜나지 않는 것, 꿈이 있을 때 주저하지 않고 한 발씩 겸손하고 성실하게 내딛는 것.

올해 나는 나에게 이 두 가지를 증명해주고 싶다. 나의 행동을 통해 신뢰를 주고 싶다.

 

비가 오더라도 오늘 달리기로 한 나의 결심을 배반하지 않고 끝까지 뛰어낸 것.

이런 행동들이 매일매일 쌓여 달라진 결과를 만들어내고, 나 자신에게 신뢰를 안겨주는 거겠지.

 

 

3개월 뒤의 나 자신이 매우 기대되는 요즘이다.

내 나이 26살에 이렇게 인생이 뒤바뀔지 바로 작년만 하더라도 전혀 몰랐지 않았는가?

그렇기에 27살의 내 인생은 얼마나 또 뒤집어질지 아주 궁금해 미치겠다.

 

오늘도 뿌듯한 마음에 이불을 덮고 누울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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