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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의 뜻밖의 하루
요즘 내가 자주 하는 생각. 사람은 앉은 자리 선 자리가 분명해야 한다. 사람은 언제 고민하고, 갈팡질팡하는가? 이득은 보고 싶은데, 그로 인한 책임은 지기 싫을 때이다. 가야 할 때를 알면서도 가지 못하는 태도는 그저 제자리에 머물러 퍼져있고 싶은 나태함이고, 멈추어야 할 줄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태도는 절제할 줄 모르는 방만함이다. 나는 왜 고민하고 갈등하는가? 끊임없이 이득만 보려 하고, 그에 따른 마땅한 결과는 받아들이기 싫어하는 마음 때문이다. 이 얼마나 도둑놈 심보인가? 선택을 했으면, 그에 따른 결과로부터는 도망칠 수가 없다. 돈을 빌렸으면 다시 갚아야 하고, 이득을 보았으면 그에 대한 값을 치러야 한다. 이로부터 도망치려 한다면 늘 숨어 다니는 처지밖에 되지 못한다. 내 삶에 주인이 되..
어떻게 하면 무료하고 심심한, 때로는 공허한 주말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을까? 나에게는 언제나 주중보다도 주말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곤욕이었다. 뭐 하면서 주말을 보내야하는가?가 늘 딜레마였다. 새로운 곳으로 놀러 가는 거나 사람 만나는 것도 가끔이어야 즐겁지, 매주 그렇게 시간을 보내자니 영 외향적이지 않은 나에게는 체질이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집에서 온종일 빈둥거리면서 영화나 유튜브나 들여다보자니 머리에 남는 것도 없고 시간이나 죽이는 짓 같이 느껴졌다. 따로 갈 곳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는 주말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 스무 살 때부터 몇 년 동안 골칫거리였다. 새로운 장소로 떠나야지 싶어도 딱히 가고 싶은 곳도 별로 없다. 겨우 몇 가지를 떠올려도 혼자서 가는 게 괜스레 부담스럽고, 교통편이니 시..
오늘부터 매일 내 일기를 꼬박꼬박 이곳에 올려보려 한다. 여기 나를 아는 사람도 아무도 없고 아무렴 어쩌겠는가? 그리고 혹시나, 호옥시나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있다면 여기 누군가가 있다고. 저 세상 밖에 당신 혼자만 있는 게 아니라 여기 나라는 이런 사람도 있다고. 그러니 내가 자그마한 위안이라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혹여나의 오지랖을 부려보고자 한다. 자, 그럼 각설하고 나의 일기장을 펼쳐본다. 오늘도 병원에 출근해서 나름 바쁜 하루를 보냈다. 아침에 출근하고 나면 하루가 참 빠르게 지난다. 퇴근하고 나서는 한강에 달리기 하러 갔다. 내일은 주말을 맞아 아침 일찍 시골에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일찍 자야 한다. 아직도 헤어진 그 사람 생각이 하루 종일 난다. 마치 고요한 깊은 바다 아래, 저 밑 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