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나의 뜻밖의 하루

2021.10.11 월요일날의 하루_할 일 없는 휴일에는 뭐 해야 하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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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1 월요일날의 하루_할 일 없는 휴일에는 뭐 해야 하나?

세나SENA 2021. 10. 11. 20:39

어떻게 하면 무료하고 심심한, 때로는 공허한 주말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을까?

나에게는 언제나 주중보다도 주말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곤욕이었다. 뭐 하면서 주말을 보내야하는가?가 늘 딜레마였다.

새로운 곳으로 놀러 가는 거나 사람 만나는 것도 가끔이어야 즐겁지, 매주 그렇게 시간을 보내자니 영 외향적이지 않은 나에게는 체질이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집에서 온종일 빈둥거리면서 영화나 유튜브나 들여다보자니 머리에 남는 것도 없고 시간이나 죽이는 짓 같이 느껴졌다.

따로 갈 곳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는 주말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 스무 살 때부터 몇 년 동안 골칫거리였다.

새로운 장소로 떠나야지 싶어도 딱히 가고 싶은 곳도 별로 없다. 겨우 몇 가지를 떠올려도 혼자서 가는 게 괜스레 부담스럽고, 교통편이니 시간, 입고 나갈 옷이며 밥 먹을 곳 등등 고려해야 할 것들은 어찌나 많은지. 그러다 보니 늘 프랜차이즈 아니면 집 근처 늘 가던 동네만 전전한다.

사람 만나는 것도 그다지 즐기진 않아서 혼자 있는 시간을 선호한다. 물론 사람들과 만나서 얘기하고 그러는 것도 좋지만, 좋으면서도 불편한 구석도 있다. 사람을 만나고 집에 돌아오면 에너지를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에너지가 방전되어 돌아오는 느낌이다.

 

 

난 결국 뭘 해야 재미있고 행복할까? 나름 고민해본 결과 두 가지인 것 같다.

첫째, 새로운 곳으로 '여행'할 때. 하지만 이건 일상과 철저히 구분되는 개념이어야 한다. 일상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일상과 철저히 다른 공간으로 여행할 때 정말 행복했던 것 같다. 평소 내가 머무는 한국과 완전히 다른 국가들을 여행할 때 진짜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마 일상으로부터의 완전한 단절이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완전히 색다른 사람들, 공간, 언어 사이로 던져졌을 때 나는 자극을 느끼고 쾌감과 행복을 느꼈었다.

그래, 나는 행복하기 위해서 반드시 외국으로 나가야겠다. 그리고 외국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금전적으로든 뭐든 준비를 하고 성취를 이뤄놓아야 한다. 그래야 더 편하고 자유로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두 번째 행복은 성취를 이뤘을 때다. 진짜 내 인생에서 행복한 순간은 언제였나? 여기저기 놀러 다니고 사람들 만나고 그런 순간들이 아니라 뭔가를 이뤘을 때, 그때에야말로 찐으로 행복했었다. 놀러 다닐 때는 '우와, 좋다~' 정도의 행복이었다면 내 힘으로 뭔가를 이뤘을 때는 '이야!!!!'하고 육성으로 소리를 지를 정도로 기분이 째졌다. 대학 때도 동아리 사람들이랑 어디 놀러 가고 맛있는 거 먹고 이럴 때 행복했던 게 아니라, 밤새 준비한 연설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박수받을 때, 내가 쓴 글 학교에 여기저기 붙이고 사람들한테 인정받았을 때, 나의 노력으로 내 사람들을 챙기고 업무를 완성도 있게 마무리하고 결과를 내보였을 때, 그때가 진짜로 좋았었지. 졸업하고 나서도 진짜 좋았던 순간들은 전남친이랑 어디 가고 저기 가고 놀러 다니던 순간들이 아니라, 블로그를 처음으로 만들어내고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이모티콘 만들어내고 병원에서 나의 업무 능력으로 같이 일하는 선생님들께 인정받았던 그 순간들이었다. 그래서 내가 주말보다도 주중에 병원에서 일하는 걸 더 좋아하는 걸 테지.

성과를 내고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만큼 기쁜 때도 없는 것 같다.

역시 나는 쉬는 것보다도 달리는 게 더 체질인 사람인가 보다. 주말에도 나는 그저 타임 킬링이나 하지 말고 내 목표만 바라보며 달려야겠다. 그게 나에게 더 큰 쾌락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이제는 알기 때문이지. 순간의 가짜 만족감이 아니라, 성취를 통한 진짜 행복감을 누리리라.

 

그렇게 차곡차곡 이루어 놓은 성취로 나의 진정한 자유를 벌어야지! 그리고 외국으로 자유롭게 떠나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

 

그 무엇보다도 내가 빛날 때 가장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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