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나의 뜻밖의 하루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에서 내 뜻대로 사는 법 본문

살면서 드는 생각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에서 내 뜻대로 사는 법

세나SENA 2021. 9. 25. 12:30

세상을 어떻게 바로 볼 수 있을까?

 

세상은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리고 때때로 그러한 세상 앞에서 무력함을 느끼기도 한다.

오랫동안 꾸어왔던 꿈이 한순간에 무너지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고 싫어하는 사람과 함께 해야만 하는 때가 찾아온다.

노력과 애정을 쏟았어도 이를 배반당하고, 거절당하는 순간도 찾아온다.

 

내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세상 앞에서 생각해본다.

나는 그런 세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고, 또 나 자신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자, 이제부터 간단한 심상을 하나 그려보자.

 

 

내 앞에 3미터 남짓한 거리에 화장실 휴지통 크기만 한 바구니가 하나 놓여있다.

나는 오른손에 작은 야구공 하나를 쥐고 있다.

그리고 그 바구니 안에 야구공을 던져 넣으려고 한다.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서 목표물의 거리와 크기를 세심히 살핀 다음, 공을 쥔 오른손을 치켜든 채로 가만가만 흔들며 바구니를 향해 조심히 겨냥한다.

단번에 골인시켜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몇 초를 그렇게 가만히 노려보다가 이윽고 결심이 선 어느 순간, 바구니를 향해 공을 던진다.

 

 

공은 바구니에 들어갔을까?

 

 

 


 

 

공은 바구니에 들어갈 수도 있고, 안 들어갈 수도 있다.

내가 아무리 공을 넣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어도, 공을 제대로 조준하기 위해 아무리 노력했어도,

들어갈 수도 있고, 안 들어갈 수도 있다.

 

내가 공을 넣으려고 했고, 또 넣고 싶어서 던졌는데 무조건 들어가야 하지 않는가?

내가 공을 넣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조준했는데 무조건 들어가야 하지 않는가?

 

공이 들어가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안 들어가는 때도 있다.

 

공이 들어가면 좋은 것, 안 들어가면 나쁜 것이 아니라

그저 들어갈 수도 있고 안 들어갈 수도 있는, 자연스러운 이치일 뿐이다.

 

 

 

내가 한 친구를 소중히 여겨 그 친구에게 나의 관심과 시간을 쏟고 그 친구를 믿어주었다.

그렇다면 그 친구 역시 나를 믿어야만 옳은 것인가?

아니면 그것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일인가?

 

내가 타인에게 '나는 너를 좋아해'라고 말했다고 하여, 그 사람이 '나도 너를 좋아해'라고 얘기하도록 되어 있는가?

아니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일인가?

 

 

 

바구니에 들어가지 못한 공 앞에서, 왜 안 들어가나며 성질을 내는 사람과

그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자연스러운 이치로 받아들이며 뒤돌아서는 사람은

꽤 다른 인생의 길을 걸을지 모른다.

 

 

 


 

 

 

인생에서 결코 '당위'란 없다고 생각한다.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것이 없다는 말이다.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것'은 누가 규정한 것인가? 이는 결국 내가 정한 것이고, 나의 욕심에 불과하다.

 

반드시 신의를 지켜야 한다? 배신은 있을 수 없다? 영원한 안식과 행복?

참으로 달달한 말들이다.

이 지구의 어느 지역이나 시대를 망라하고 대체로 모든 독재 체제 하에서는 사회적으로 엄격한 도덕률이 강조된다고 한다.

냉혹한 사회일수록 희생, 신뢰, 공동체, 사랑 등의 가치가 부각된다는 것이다.

내가 세상에 내세우는 당위 역시, 폭군이 휘두르는 도덕률과 큰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을 내 뜻대로 억지로 움켜쥐려는 마음이 '당위'를 일으킨 것은 아닐까.

그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이치를 알면 고통스럽지 않다.

그런 뒤에야 비로소 내 뜻대로 살 수 있을 것이다.

 

 

 

바구니 옆에 떨어진 공을 두고 분노하며 발을 구를 것이 아니라, 그저 조용히 공을 줍는다.

그리고 또 한 번 뒤로 물러나 바구니를 향해 던진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