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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C 3개월차는 무슨 업무를 하나?

세나SENA 2022. 6. 29. 19:03

벌써 CRC로 일한 지도 3개월 하고도 반을 넘겼다.
그래도 나름 3개월 넘겼다고 이제는 업무가 어느 정도 파악이 된다.
요령이 생기다보니 척하면 척 알아듣게 되어 주변 선생님들한테 일 잘한다는 소리를 가끔 듣는다(ㅋㅋ)
아마 내가 일하는 곳이 온코가 아닌 마이너 파트라 비교적 업무가 쉬운 것?일 수도 있다.


CRC는 GCP 상 업무 scope이 온전히 정의되지 않기 때문에 병원마다, 과마다, 교수님마다 업무 분장이 천차만별인 듯하다.
시험자나 관리약사야 규정 상 어느 일을 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정해져 있지만
CRC는 시험자가 위임하는 업무를 한다...라고만 쓰여있어서 CRC마다 하는 일이 제각각이다.
어떤 CRC는 data entry 정도만 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CRC는 동의서 취득부터 채혈까지.. 과제 flow를 거의 전반적으로 도맡다시피 하는 경우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하고 있는 업무가 모든 CRC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니, 혹시 CRC를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글은 그저 참고만 해주면 좋겠다:)



1. 매일의 루틴, ADR
이건 특정 과제와 관련된 업무는 아니고, 병원 전체에서 보고되고 있는 약물이상반응에 대한 평가를 맡고 있다.
ADR=adverse drug reaction, 즉 약물이상반응을 말한다.
병동에 있는 환자가 어떤 약을 투여받고 이상반응을 보였다면, 그 이상사례를 요약하고 평가해서 식약처에 보고하는 역할이다.
EMR 기록을 통해서 이상사례가 어떤 양상으로 일어났고, 해당 약제와 관련하여 기존에 보고되었던 이상반응은 무엇이었는지,
약제와의 연관성은 얼마나 있는지 등등
전반적인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시키는 작업이라 볼 수 있다.
아마 제약회사에서 PV가 하는 업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병원 전체에서 일어나는 약물 이상사례를 평가하는 일이다 보니, 매일매일 평가할 것이 꾸준히 쌓여있다.
그래서 이제는 아예 출근하자마자 ADR부터 해치우고 본격적으로 내 연구과제를 시작한다.

이걸 평가하는 선생님들 중에 전문의 선생님 한 두 분, 약사 선생님 네댓 명 정도라
이걸 왜 간호사인 나에게?? 싶었지만 그래도 하다 보니 일이 손에 익고
비슷비슷한 이상사례들도 있어서 어느 정도 평가가 할만해졌다.

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처음엔 어려워 보였던 것도 금세 적응하고 쉬워진다.
ADR 쌓여 있던 것들을 후딱후딱 해치울 때면 희열까지도 느껴진다^^
일 잘하는 나.st 너낌으로ㅎ.ㅎ


2. 환자 동의서 취득
나는 교수님 외래 진료실 뒤편에 사무실이 가까이 있다.
그래서 교수님께서 외래 진료 환자를 그때그때 보내주신다.

내 SC room으로 환자가 들어오면 환자 EMR을 보고 무슨 연구에 해당되는 사람인지 파악한다.
(교수님께서 환자한테 일러주시기도 하지만, 그냥 내가 한번 더 확실히 하기 위해 직접 더 살핀다)
환자한테 연구에 대해 자세히 설명드리고, 환자 본인의 자유와 선택으로 연구에 참여하거나 거부할 수 있음을 알리고, 서명을 취득한다.

사실 동의서 취득과 관련하여서는 식약처나 sponsor 측에서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임상시험은 유효성과 더불어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연구 윤리, 대상자의 권리 및 안전 보장의 중요성을 늘 강조한다.
cro에서 모니터링을 나오거나 점검 나올 때 이 동의서 취득 부분을 특히나 자세히 보던 것이 기억난다.


3. f/u에 따라 환자 케어하기
환자 방문에 따라 환자가 해야 하는 검사, 채혈 등의 프로세스가 존재한다.
이걸 환자가 놓치지 않고 완료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어떤 연구는 12개월 f/u 방문으로 채혈, 채뇨, CT, PFT, V/S 등등 저어엉말 많은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럴 때는 하루에 그 환자 한 명만 방문해도 매우 바쁘다^^
채혈이 연구채혈이라 보틀도 내가 챙겨야 하고, 채혈하면 연구실로 샘플 보내고, 연구비 영수증도 보내드리고,
아주 정신이 없었다.
거기다가 설문지 조사까지 해야 했었는데 환자 분이 70대를 넘으신 경우 내가 설문지를 들고 옆에서 설명드리면서 한 문항 한 문항 설문하기도 했다ㅎ

그러면 연구에 필요한 검사만 하면 끝이냐? 아니다.
Data entry 해야지ㅎㅎㅎ



4. eCRF에 데이터 입력하기
데이터 입력은 그날 방문 환자가 얼마나 되는 가에 따라 업무 로딩이 다른 듯하다.
PMS(post market surveillance), 그러니까 시판 후 조사는 n수가 많아서 원체 입력할 게 많다.
거기다가 대상자 기저질환, 병용약물이 많다면?
EMR에 의무기록이 한가득이라면?

축하축하 오늘 퇴근 미니멈 30분 늦는다^^

근데 요양병원에서 일하면서 PO 약물을 엄청나게 많이 다뤘던 경험 덕분에
이젠 약을 보면 어느 정도 적응증을 알아맞힐 수 있어 다행이다.

역시 어느 경험이든 버릴 것은 없구나 싶다.
요양병원 경력은 남들이 보면 별 것 아니구나 싶을지도 모르지만 이럴 때 보면 참으로 요긴하게 쓰인다.
덕분에 ADR 평가할 때도 빠르게 업무를 익혔던 듯싶다.

대상자 CRF에 데이터를 입력하고 발행되는 쿼리(query)에 답변도 한다.
쿼리라 하면 물음표라고 할 수 있다.
데이터를 입력했는데 그중에 읭?스러운 데이터가 있다면 쿼리가 뜨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당뇨가 2022년 6월에 발병했는데 당뇨약을 2022년 5월부터 복용했다거나 뭐 그런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자동 쿼리, 매뉴얼 쿼리가 발생하면 EMR을 보고 환자 파악을 하고 CRF를 수정하거나 쿼리에 답을 한다.


결국 CRC는 EMR을 얼마나 잘 알아듣고 설명할 수 있는 가가 주 역량인 듯하다.
의학적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가 있고 연구 protocol에 대한 이해가 빠삭하다면 아주 빛을 볼 수 있는 업무인 것 같다.

나는 CRC 첫 달에는 아주 어영부영했지만,
protocol, KGCP들을 self study하면서 전반적인 과정을 익히다 보니 요즘은 업무가 딱히 어렵진 않다.
이제 겨우 3개월 차라 아직 갈 길은 멀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벌써 이만큼이나 큰 것에 대해 뿌듯함을 느낀다♥

나의 옛날 사무실,, 이제는 더블 모니터 아니면 답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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