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나의 뜻밖의 하루
요양병원 간호사 장단점_단점 편 본문
내일 출근하기 매우매우매우 싫어서 쪄보는 글;;;
벌써 요양병원에서 근무한 지 3개월이 지났고, 이젠 퇴직까지 일주일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동안 3개월 동안 잘 근무했으면서, 막상 일주일 남짓의 근무일만 남게 되니 도대체 왜 세상 출근이 하기 싫은지.
말년 병장의 심정이란 게 이런 것일까 싶다.
남은 근무일들을 죄다 연차로 소진시켜버리고 싶은 마음이 뻐렁치지만, 내가 빠지면 급격히 인력이 부족해지는 병원 사정을 알기에,, 꾸역꾸역 내일 출근을 위한 마음을 가다듬는다.
자 그러면 본론으로 들어가서,
요양병원 간호사로 일하는 데 단점이 무엇일까?
내 생각에 요양병원의 단점은 대학병원과 비교했을 때 부족한 인프라로부터 오는 것 같다.
그러니까, 인력이나 자본, 규모, 인프라 등 병원 전반에 대한 수준이 대학병원보다 덜한 것은 당연한 것이기에 이런 차이가 생긴다고 할 수 있다.
1. 인력은 부족한데 퇴사자는 넘쳐난다.
내가 있던 병원은 내가 근무한 3개월 사이에 간호부장이 3명, 주치의가 5명이나 퇴사했다.
간호사들은 뭐 말할 것도 없이 많은 사람이 그만두고, 또 많은 사람들이 새로 그 자리를 채웠다.
다른 병동의 간호사 사정은 알 수 없으나 내가 있던 병동만 말해보자면, 수간호사 쌤이 1번 바뀌고 RN이 일고여덟명이 그만두고 또 새로 들어왔다.
이렇게 정신없이 들고나니까 한쪽에서는 간호하랴, 다른 한쪽에서는 새로 들어온 선생님 교육하랴 아주 정신이 없다.
안 그래도 인력이 부족한데, 이제 업무에 좀 능숙해진다 싶은 사람은 나가고 자꾸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니까 전반적인 간호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정말 다들 어려운 환경에서 간호에 대한 사명 없이는 오래 버티기 어려운가 보다.
제발 사람 좀 더 뽑아줘요...!!
2. 부족한 컴퓨터
개인적으로 제일 불편한 게 이거였다. 간호하면서 쿼리가 생겼을 때, 환자 히스토리를 확인한다거나 투약 오더가 맞나 싶을 때
그때그때 시스템에 접속해서 EMR을 보고 싶은데, 컴퓨터가 별로 없다 보니 그럴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차지쌤의 말에 의존하게 된다.
하지만 그러면서 에러가 발생하기 시작하더라...!
아무래도 내가 직접 시스템을 보는 게 아니라, 다른 선생님의 말을 통해서 전해 듣게 되면 당연히 오류가 있을 수밖에 없다.
조심하기 위해서 두 번 세 번 재확인을 해야 하는데, 너도나도 일이 바쁜 와중에 참 그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게 해서 에러가 발생하면 그건 바로 나의 잘못^^ 허허허
확실한 게 아니라면 늘 재차 확인하고 다시 묻는 습관을 들여야만 한다.
3. 만만치 않은 업무량, 그러나 작고 뽀짝한 나의 월급
물론 대학병원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이곳 역시 만만치는 않다.
대부분이 노인 환자들이고 급성기 환자는 많지 않지만, 꼭 한 번씩 응급이 터지고 그럴 때면 내 발엔 불이 난다.
퇴근하고 옷을 갈아입을 때면 영혼이 털린다는 게 이런 건가, 싶다.
제발 듀티마다 간호사 한 명씩만 더 뽑아준다면 세상 행복할 텐데 늘 인력은 빠듯하기만 하다.
그렇게 한 달을 불태우고 돌아오는 월급날, 계좌에 찍히는 숫자는 너무나 작고 뽀짝하다.
현타가 밀려오지만, 간호는 사명감으로 하는 거지 라며 스스로를 다독여본다.
많이 어렵기도 했지만 그만큼 많은 걸 배웠던 요양병원 근무 생활,
이제는 간호사로서의 나를 뒤로 하고 새로운 나를 찾아가려 한다.
신규 간호사 생존 일기도 더 이상 쓸 일이 없겠지?
졸업 후 1년, 애증의 간호사 생활이었다. 앞으로는 완전히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고 싶은 기대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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