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나의 뜻밖의 하루
외로움, 그 끝없는 투쟁에 대하여 본문
우리는 아마 평생 외롭지 않을까?
언제 어디에 있든, 누구와 함께 하든, 혼자 있든, 낮이든 밤이든 외로움은 불쑥불쑥 찾아온다.
누구도 외로워보지 않은 사람이 없고, 누구도 내 삶에서 더 이상의 외로움은 끝났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득 이 세상은 인간의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투쟁'으로 지어졌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과 어울려 취하게 하는 술.
바쁘게 움직이는 거리의 차들과 사람들.
현란하게 반짝이는 거리의 불빛들.
무한한 얼굴들로 가득 차는 SNS 화면들.
나의 가슴 속 깊이 참을 수 없는 무언가, 견딜 수 없는 그 공허함을 피하기 위해 우리는 평생을 바친다.
한시라도 공허한 순간은 버티기 힘들다.
그 미세한 틈마저 메우기 위해 멍하니 핸드폰 스크롤을 내리고, 순간 나의 이목을 끄는 것들을 무심히 클릭한다.
외로움을 잊기 위해 사람들을 만난다.
하지만 사람들 속에서 북적거리던 틈바구니를 벗어나,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홀로 타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외로움은 사람들 속에서 그저 잠시 잊혀졌던 것일 뿐, 그 사람들을 떠나와 다시 나 혼자 있게 되는 순간이면
외로움은 또다시 '왔어?'라며 나에게 손을 흔든다.
외로움은 결국 나 혼자만의 힘으로 풀어나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닐까?
아무리 사람을 많이 만나고, 유흥거리를 많이 찾는다 하더라도 잠시 잊을 순 있으나 단지 도망치는 것에 불과하다.
나의 외로움은 나만이 해결할 수 있을 뿐,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하여 풀어줄 수 없다.
내가 나 스스로와 대면할 수 있을 때, 그것이 진정으로 외로움과 맞서는 길이겠다.
허나 한 가지 위로가 되는 지점은,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것이다.
누구나 자기 나름의 쓸쓸함을 안고 산다.
삶이 흘러감에 따라 그 쓸쓸함이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고. 자기 몫의 심연은 자기에게 주어질 수밖에 없고.
그저 그런 거라고. 그렇다고 슬퍼할 필요는 없는 거라고.
이렇게 나는 또한번 나 자신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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