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나의 뜻밖의 하루

어떻게 하면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본문

살면서 드는 생각

어떻게 하면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세나SENA 2023. 7. 6. 19:11

어제와 비슷한 오늘 하루를 살면서 또 잠깐의 망상 타임을 가졌다.

 

어쩌면 인생에 운명이라는 게 있지 않을까? 이미 정해진 틀 같은 거 말이다.

나이가 들면서 세상을 조금 겪고 보니 한 사람의 지난날을 살펴보면 그 사람이 다음에 갈 길을 대충 예상해 볼 수 있겠다 싶었다.

 

단순하게 예를 들어보자. 내 앞에서 담배를 뻐끔뻐끔 피우는 사람을 보면, 아 저 사람은 내일도 담배를 피우겠구나 뭐 이런 예측을 해볼 수 있겠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지금껏 10년 넘게 담배를 피워왔다고 했을 때, 저 사람이 내일 담배를 필지 안 필지 충분히 예상이 된다.

물론 그 예상이 무조건 그렇게 일어나리라는 단정은 아니지만 이는 분명히 설득력 있는 가정이고, 바로 그걸 운명이라 부를 수 있지 않겠는가?

그 사람이 어느 순간 결심을 먹고 당장 내일부터 금연을 하겠다는 결심을 할 수도 있지만, 금연 결심을 하더라도 10년간 피워온 세월이 있기 때문에 곧장 예전의 자신으로 다시 돌아가기도 쉬울 것이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담배라는 운명에 얽힌 거라 할 수 있겠다.

 


 

 

이런 식으로 내 인생에도 작용하고 있는 운명이 있을 거라 생각이 이어졌다.

그간 26년 남짓 인생을 살아오면서 해온 선택들과 행한 행동들을 두고 보았을 때

나의 앞으로의 10년, 20년이 대충은 짐작이 가기도 했다.

 

가령, 내가 10년 뒤에 정당 정치인이 되어 있을까? 공격적인 엔젤 투자자가 되어있을까? 아니면 모든 것을 버리고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아프리카 오지 모험을 하고 있을까?

극적인 변화를 꾀하지 않더라도 나의 10년 뒤는 지금의 나에서 과연 나아져있을까? 아니 어쩌면 좀 더 편협해지지 않았을까.

 

 

여기까지 생각을 해보니 조금은 답답한 심정이 들었다.

 

 

한 사람이 처음 세상에 태어나고 첫눈을 떠 글썽이는 부모를 올려다보았을 때, 모든 부모들은 그 아기에게 다들 이 말을 해주었을 것이다.

"너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단다."

아기가 그저 눈을 뜨고, 자신을 보는 것만으로도 벅차오르는 부모로서 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축복의 말이 바로 이 문장이 아닐까?

아직 세상의 그 무엇으로부터 얽매이지 않은 첫 인간,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첫 인간이라는 뜻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말은 내가 10년 뒤, 20년 뒤의 나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은 축복이기도 하다.

나의 지난날이 어떠하였든 앞으로의 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그저 살아지는 대로 살다가 지금의 나에서 그저 10년을 늙는 게 아닌, 나의 주체적인 선택으로 만들어 낸 '10년'이 되었으면 했다.

 

 


 

 

그렇다면 내 운명을 바꾸는 일은 지금부터의 나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이제 떠오르는 질문은 '어떻게?'였다.

여러 시간을 숙고하면서 내린 나만의 결론은 '나답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것'이었다.

'나 다운 것'이란 곧 그동안 내가 수없이 해왔던 나의 행동 패턴이자 내가 늘 익숙하게 여겼던 나의 안전지대이다.

이걸 깨부수어야지만 나는 무한한 가능성으로 스스로를 열어젖히는 것이다.

 

어렸을 적 TV에서 주인공이 과거 역사 인물의 몸으로 들어가 온갖 역사 체험을 하는 내용의 드라마를 본 적이 있다.

평범한 초등학생이 과거로 돌아가 고주몽이 된다든지 평강공주가 된다든지 하는 식이었다.

진짜 주몽, 평강공주라면 왕족이기 때문에 왕족답게 행동했을 테지만, 초딩의 영혼이 들어가면서 온갖 사고를 치고 주변인들의 눈초리를 받는다던지 하는 식의 장면들이 많았다.

대한민국 초딩으로 살 때는 자신의 틀과 생각에 한정되어 살다가, 역사적 인물이 되면서 여러 역경도 겪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기 스스로를 돌아보고, 현실로 돌아와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그런 내용의 드라마였다.

 

 


 

바로 여기에 운명을 바꾸는 방법의 해답이 있겠다 생각했다.

원래의 나라면 늘 하던 대로 행동했겠지만, 내가 무의식적으로 하려는 행동을 그저 따라가는 게 아니라

한 발짝 멀어져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나의 관성이 끌어당기려는 힘을 거부하려면, 그걸 박차고 나와야 한다. 나답지 않은 행동을 해야 한다.

 

나답지 않은 행동을 하려면,

1) 첫째로 나의 환경을 바꿔보는 것이다. 맹모삼천지교라고, 맹모는 자식의 교육을 위해 이사를 세 번이나 감행했다.

맹자가 무덤가, 시장 옆에서 장송곡을 따라 부르고 호객 행위를 따라 하다가 서당 옆으로 이사를 와서 글 읽는 소리를 따라 하는 것처럼.

내가 나의 맹모가 되어주자는 것이다.

나는 어떤 환경으로 가서 그 환경에 물들어갈 것인가?

해외로 이주를 가면 그 사람의 사주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만큼 환경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그리고 새로운 환경으로 떠나야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2) 나의 주변 사람들을 변화시킨다. 나의 노력과는 별개로 갑자기 찾아오는 벼락같은 기회들은 보통 사람들과 함께 찾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우연하게 친해진 대학 선후배를 통해 중요한 위치에 역할을 맡기도 하고,

어쩌다 알게 된 사람들이 인생에 굉장히 중요한 소스들을 흘려주기도 했다.

내게는 그동안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상황이 늘 어느 정도는 불편했다. 차라리 집에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만큼 피하고 싶은 생각이 불쑥불쑥 든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온전히 겪어내야만 그 너머의 기회가 부지불식간에 날아오곤 했다.

불편하고 어색한 인간관계를 자꾸 만들어내야 한다.

처음 나가보는 모임, 내가 잘 모르고 못하는 주제의 스터디, 나를 평가하는 사람들이 가득한 면접 자리들, 불편한 뒤풀이 모임들.

불편하고 피하고 싶은 인간관계에 나를 던질 때 나의 새로운 운명이 열린다.

 

3) 인간관계 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꾸준함'으로 대한다. 꾸준히 물고 늘어지는 것이다.

헬스장에서 하루에 10시간 조지는 것보다, 30분씩 20일을 하는 게 훨씬 현명한 방법인 것처럼. 시간 그 자체보다도 얼마나 꾸준하게 그 일을 해왔느냐에 따라 결과는 상당히 달라지는 것이다.

부자가 되고 싶은가? 꾸준히 저축하고 투자하고 소득을 늘린다. 영어를 잘하고 싶다고? 당장 해외로 나갈 수 없다면 매일매일 영어를 듣고 말하면 된다. 글을 잘 쓰고 싶다고? 뇌를 빼고 일단 무작정 쓰고 계속 써야지 어쩌겠어.

근성 있게 행하다 보면 어느 순간 tipping point를 넘는 때가 온다.

그때 주위를 돌아보았을 때, 내게 그간 적용되었던 세계의 법칙은 어느새 뒤집어져 있을 것이다.

 

체스판 위에 놓인 말이 아닌, 체스판 자체를 박차고 나갈 수 있는 주도권을 잡는 것. 그게 바로 운명을 바꾸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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