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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A는 무슨 업무를 할까?

세나SENA 2023. 7. 14. 19:46

간간이 블로그를 통해 이직 이야기, 지금 근무하고 있는 직장 이야기에 대해 포스팅하고 있다.

사실 임상시험 분야가 아직 일반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도 하고, 심지어 간호학과 출신조차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읽는 사람들이 거의 잘 모르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가볍게 포스팅하는 마음이 컸다.

그런데 요즘 어떻게들 알고 오시는지, 댓글로 문의를 주시는 분들도 한 번씩 있고 조금은 신기한 생각도 든다.

 

내가 처음 CDA를 시작할 때만 해도 관련 직무에 대해 정보를 접할 기회가 너무나 한정적이었다.

아직은 규모가 크지 않은 인더스트리이다 보니, 현직에 있는 사람 입장에서도 선뜻 자신의 직장과 커리어에 대해 오픈하기가 쉽지 않기도 하겠다 싶다.

그래서 나도 연구간호사를 할 때만 하더라도, CDA가 뭔지, CRA가 뭔지 제대로 잘 알지도 못한 채 어쩌다 보니(?) 여기에 와있게 되었다.

 

웹상에 CRA에 대한 정보들은 비교적 많이 올라와있지만, CRA 외의 다른 임상시험 직군들에 대한 정보들은 꽤나 적은 편이다. 아마 CRA는 대체로 이직이 잦고 근속연수가 짧기 때문이리라.

우리나라에서 임상시험이 처음 시작된 이래로 이제 고작 20년일 정도로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그 역사가 짧다.

여러 의뢰사들과 커뮤니케이션하다 보면, 의뢰사조차도 임상시험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구나 하는 것을 종종 느낀다.

그렇기에 현직에 계신 다른 분들도 이 분야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채로 우연히 오게 된 경우가 잦은 듯하다.

 

나도 이 경력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뉴비로서, 아직은 일천한 사람이지만

그래도 나의 보잘것없는 글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용기를 얻을 한 분이라도 있다면 보람 있겠다 싶어

짧은 식견을 담아 포스팅을 써보자 한다.

 

오늘을 CDA 이야기 첫 번째로, CDA는 무슨 업무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내가 지금 맡은 직무 CDA는 Clinical Data Associate의 약자이다.

각 회사마다, 포지션마다 Job Description이 조금씩은 달라서, CDA, DMA 등등 명칭들이 조금씩은 다르며, 하는 업무도 조금씩 다를 수 있다.

각 JD마다 업무 내용이 조금씩 다를 수는 있는데, 궁극적으로 이러한 직군들이 하는 업무를 DM(Data Management)라고 한다.

 

CDA는 DM, Data Management라는 업무를 하는 직업입니다.

 

 

그렇다면 DM이라는 업무란 무엇이냐?

이해하기 쉽게 직관적이게 이야기하자면, 임상시험을 통해 얻어지는 데이터들을 관리하는 업무를 말한다.

 

이 얘기를 들으면 아마 이렇게 질문할지도 모르겠다.

PI, CRC가 임상시험을 수행하면, 그걸로 임상시험 결과를 만들어내면 되지 왜 굳이 데이터를 따로 봐야 되느냐?

 

 

임상시험을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신약을 시장에 판매해서 그 수익을 얻으려는 목적이다.

근데 약이라는 것은 시장에 판매하는 다른 상품들과는 달리 정부에 의한 규제, 관리를 받아야지만 판매가 가능한 상품이다.

신약이 인체에 안전하고, 또 목표하는 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결과를 입증해야지만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식약처나 미국 FDA 같은 규제기관들에게 임상시험이 안전하고, 유효하게 진행되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믿을 수 있는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결국 데이터는 임상시험의 성패, 그리고 제약바이오 회사들이 매출과 직결되는 것이다.

위에 보이는 피라미드처럼 DM은 임상시험의 근간이 되는 중추 역할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 조금 자세히 들어가서 DM이 단계별로 어떤 업무를 하는지 살펴보자.

DM은 신뢰할 만한 데이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인데, 이제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단계에 따라 '데이터의 신뢰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1. 임상시험 시작에 앞서 적절한 데이터만 수집될 수 있도록 Tool을 개발해야 한다.

올바른 데이터를 수집하려면, 그 데이터가 수집되는 그릇을 올바르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내가 무슨 데이터를 수집하고자 하는지 알아야 하고, 또 그 데이터들이 어떤 형태로 수집되어야 할지 알아야 한다.

데이터를 차곡차곡 쌓을 책장을 구성하고, 어느 데이터를 해당 책장 어느 칸에 꽂을지 디자인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가령, 심장질환이 indication인 임상시험의 경우 혈압, EKG 등의 평가지표를 수집하는 란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그 외에 프로토콜에 서술되지 않은 데이터들에 대해서는 수집하지 않아야 한다.

듣고 싶은 대답이 있는데 데구마구 쓸데없는 질문을 하면 안 되듯이, 이 과정은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해당하는 업무가 CRF(Case Report Form) Development, Database Set-up, EDC Set-up이다.

 

 

 

 

2. 기관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면서 수많은 데이터들이 입력되고 수정되는데,

이 데이터가 진짜 믿을만한지 검증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예를 들어, 대상자의 키에 대해 수집하는데 기관에서 250cm라고 입력하면 퀘스쳔 마크가 뜨는 것이다.

해당 데이터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이게 진짜 제대로 입력된 값이 맞는지, 고양이가 키보드 위를 지나간 건 아닌지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이상반응이 발생했고 해당 이상반응에 대해 약물치료가 있었다고 입력되었는데, 관련 약물이 입력되지 않은 케이스 등도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단순 해당 데이터가 맞는지 여부도 체크하지만, 대상자의 전반적인 데이터들이 서로 상충하지 않고 논리적으로 일치하는지 보아야 한다.

 

이걸 쿼리Query라고 하여 기관에 '당신이 입력한 데이터가 진짜가 맞나요?'라고 질문하는 과정을 말한다.

쿼리는 시스템에서 real-time으로 자동적으로 뜨는 경우도 있고, DM에서 사람이 직접 데이터를 본 다음에 발행하는 경우도 있다.

 

쿼리들을 언제 어떻게 발행할지에 대해 문서를 통해 체계적으로 정리하는데, 이 문서를 DVS(Data Validation Specification)이라고 한다.

 

또, 심각한 이상반응 SAE(Serious Adverse Event)가 발생하면 해당 정보들이 의뢰사로 보고되는데, 의뢰사는 이 SAE 정보들을 자신들의 데이터베이스에 올려놓고 관리한다.

그런데 EDC 상 입력되어 있는 SAE data와 의뢰사가 갖고 있는 SAE data가 서로 다르다면? 데이터 신뢰성에 역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중앙 실험실검사 결과를 EDC에서 업로드할 때도, 실험실에서 갖고 있는 데이터와 EDC에 업로드된 데이터가 같은지도 역시 크로스체킹을 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SAE reconciliation, External Data Reconciliation이라고 한다.

 

 

 

3. 수집된 데이터들이 통계 분석에 쓰일 수 있도록 그 형태를 가공한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본 목적은 결국 결과보고서에 쓰이기 위해서이고, 결과분석은 통계분석 결과를 토대로 한다.

대상자가 수백, 수천명인 시험들을 가지고, 일일이 대상자들을 다 들여볼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결국 전체 결과를 통계적으로 분석해야 하고, 그러려면 통계 분석이 가능한 형태로 데이터를 가공해야 한다.

 

임상약을 복용하고 이상반응이 발생하면 관련 데이터들을 EDC로 입력하는데,

입력된 데이터들이 두통, 혈압 상승, 어지럼증, drowsy, nasal stuffness 등등 중구난방으로 입력되었다.

이렇게 입력된 내용들을 가지고는 통계 분석을 하기 곤란하다.

통계 분석은 줄줄이 쓰인 글자 데이터가 아닌 숫자나 코드로 입력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의약 사전(MedDRA나 WHODrug, ATC code 등이 있다.)에 해당하는 이상반응이나 약물을 매칭시켜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Medical Coding이라고 말한다.

Medical Coding을 하려면, 기관에서 입력한 이상반응이 무엇인지 이해할 줄도 알아야 하고, 의약 사전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며, 각각의 여러 이상반응에 대해 일관된 기준으로 코딩해야만 한다.

 

 

 


 

 

 

위에서 내가 러프하게 구분한 DM의 3가지 업무 갈래 외에도 서술하지 않은 업무들이 많이 있다.

전반적인 DM 과정을 미리 계획한 DMP(Data Management Plan)을 작성하기도 하고,

프로토콜 내용을 위반한 사항에 대해 PD Spec.(Protocol Deviation Specification)을 작성하기도 하며,

임상시험 종료 후 모든 데이터가 입력되고, 데이터 신뢰성이 확인되었을 때, 모아진 데이터를 통계부서로 전달하기 이전에

데이터가 더 이상 변경되지 않고 신뢰성이 침해되지 않을 수 있도록 Database Lock이란 것을 하기도 한다.

 

또 각각의 EDC system 상 시스템 환경 내지는 특성들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DM 절차가 조금씩 달라지기도 한다.

 

 

 


 

 

 

이렇게 주욱 적고 보니 뭔가 업무내용이 엄청 많아 보이기도 하지만,

DM이라는 기본 목적을 생각해 보면 사실 다 일맥상통한 내용이기도 하다.

결국은 데이터가 얼마나 믿을만한지 Level of Confidence, Data Integrity를 보장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DM 업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임상시험의 프로토콜을 완벽하게 숙지해야 하고,

통계 분석에 대한 지식도 있어야 하며, medical background도 있으면 플러스가 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갖추어야지만 DM을 할 수 있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업무를 시작하면서 그때그때 배워나갈 수 있는 내용들이 충분히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직 위 업무 내용들을 모른다고 해서 DM을 못하는 것도 아니기에, 욕심이 있다면 과감히 도전해볼 것을 권한다.

 

 

알아들을 수 없는 업계에서만 쓰는 약어들, 용어들을 너무 많이 쓴 것은 아닌지,

아직 이 분야에 진입하지 않은 사람들 입장에서 얼마나 이해하기 쉽게 쓴 글인지 솔직히 자신은 없다.

 

하지만 CDA에 대해 생소한 분들, 이 직업을 시작해보고 싶지만 아직 잘 몰라 막막한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또 막상 하다 보면 그렇게 어려운 업무들은 아니기 때문에 관심이 있다면 이것저것 알아보고 용기를 가지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나도 아직 일천하기에 고작 한걸음 먼저 디딘 사람이지만, 나보다 한걸음, 아니 반걸음이라도 뒤따라오는 누군가에게 작은 응원이 된 포스팅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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