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나의 뜻밖의 하루
병원 입사 D-5, 요즘 일상 본문
병원 입사를 5일 앞두고,
나는 별일 없이 산다.
일이 힘들 거라고 오히려 내 주변에서 나를 더 걱정해주지만
정작 당사자인 나는 아무런 느낌조차 없다.
(아니면 아직 뭘 잘 몰라서 그런 건가? 일단 그건 다음 주에 생각해보자.)
뭐든지 이미 각오를 해버리면 애초에 가졌었던 부담감조차 사라져버리나보다.
물론 쉽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만, 그거야 간호학과 입학할 때부터 알고 있었던 거니까.
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신규 간호사는 하는 게 아무것도 없다. 왜냐면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당장 책임질 것도 없고, 두려워할 일도 없다.
그저 가르쳐주는 프리셉터 선생님 따라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배우면 된다.
(그분들도 업무 시간 쪼개가며 어렵게 가르쳐주시는 것이므로)
간호사는 나름 다른 사회초년생들보다 초봉도 쎈 편이고,
오버타임 하고 집에 돌아오면 돈을 쓸 힘도, 시간도 없는지라 아주 돈을 착실히 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냉소적으로 얘기하려는 건 아니고, 마음먹기에 따라 다 다르다는 것이다.
아무리 남들이 힘들다 해도 내가 마음을 그렇게 먹지 않으면 나에게는 쉬운 일이 된다.
이렇게 생각하니 두려운 것도, 걱정되는 것도 하나도 없이 그저 기대되는 마음뿐이다.
(허나 현실이 어떨지는 닥쳐보고 판단해보자.)
요즘 나의 하루는 그림 그리기, 맛있는 거 먹기, 글쓰기, 이사 준비하기로 채워져 있다.
이렇게 잔잔하게 흘러가는, 하지만 자기 전 이불을 덮고 누웠을 때 마음이 따스해지는
그런 하루가 참 좋다.
내가 사랑하는 이들도 모두 이런 하루를 누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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